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에 열린 27번째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소와 불신이었다. 3일 오전 미국을 향한 정부의 요청을 시민들은 '꼼수'라고 했다. 전면 재협상과 협상 무효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져서 취임 100일을 맞은 이명박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회사원인 김태윤(37)씨는 "실질적으로 이뤄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재협상은 커녕 조항을 하나도 안 고치고 있다, 결국 정부의 발표는 여론 무마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씨는 "우리가 촛불을 든 것에 대한 내용이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촛불은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며 "미국이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주길 바라기 보다 우리의 확실한 지침을 정해 적극적인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누리(23·단국대)씨도 "정부 발표에 대한 누리꾼들의 댓글을 보면 4일 재보선 선거용 멘트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이런 식으로 국민 여론을 무마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준양(20·연세대)씨는 "정부의 발표는 거의 '조공무역' 수준이며 이 상황을 무마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구체적인 협상 방안 없이 요청만을 외치는 것은 지난 주말 폭력 진압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려는 수단 정도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폭우를 똟고 2만개의 촛불이 시청 광장과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웠다. 특히 경찰의 폭력 진압과 어청수 경찰총장의 부적절한 발언이 국민들의 화를 더욱 돋워, 촛불 문화제가 열린 이래 처음으로 경찰청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이날 촛불 시위대는 폭우 등으로 인해 평소보다 이른 4일 새벽 2시경 해산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세종로 사거리에 남아있던 200여명의 시민들은 경찰이 방심한 틈을 타 청와대 방향으로 50m 가량 진출했다가, 제지에 나선 경찰로 인해 인도쪽으로 밀려나는 등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쏟아부었다.
4일 저녁 7시에도 서울시청 광장에 촛불은 어김없이 켜질 예정이다.
[9신 : 4일 새벽 1시]
밤 깊었지만, 여전히 청와대로 가고픈 촛불들
"차 빼라! 차 빼라!"
"평화시위 보장하라!"
"뛰리리리~링 뛰리링~ 뛰리링~(자동차 후진 음악)"
대부분의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아직도 시민 200여명이 4일 새벽 0시 30분 다시 광화문 사거리로 진출해 전경 버스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찰이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모두 귀가한 줄 알고 이순신 동상을 중심으로 배치돼 있던 차벽을 해체시키면서 청와대로 가는 '길'이 생기자 귀가하던 시민들은 순식간에 그 빈틈으로 모여든 것.
당황한 경찰은 급하게 전경을 배치해 진입하려는 시민들을 막는 한편, 다시 차량을 '주차'시켰다. 다시 해산방송도 시작했다.
"여러분들이 주장하는 비폭력은 차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또 다른 폭력행위가 된다. 다른 시민들의 불편을 헤아려서 이제 그만 인도로 올라가주시기 바란다."
경찰의 해산방송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전경 버스 앞에 바짝 붙어서서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는 중이다. 일부 시민들은 전경 버스 위로 올라가기도 했지만 시민들이 "내려오라"고 권유해 모두 내려온 상태다. 경찰도 폭력 진압에 대한 비판여론 때문인지, 보궐선거를 의식해서인지 시민들에게 별다른 대응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다.
보험회사 다니는 최병만(31)씨는 "국민의 실망감이 크기 때문에 이토록 늦게 집에 돌아가지 않는 것 때문인 것 같다"며 "개개인이 정치 권력에 대항하기는 힘든데 이번 시위를 통해 옆에 있는 시민들과 함께 한 목소리로 외치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모습이 의미 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원봉사자들은 각자 비닐봉지를 들고 거리를 청소하고 있는 중이다.
▲ 경찰청 앞 시위 3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미국쇠고기 수입 반대 재협상 촉구 촛불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이 경찰청 앞에 도착,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해방구' 광화문 사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토론을 나누며 촛불문화제의 열기를 이어가던 시민들은 밤 11시 10분 경에야 시청 광장으로 돌아왔다.
시청광장에서도 시민들은 함께 온 이들과 둥글게 원을 그리고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민들에게 이명박 대통령 100일에 어떻게 대해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서울 OO고 이정현(19)군은 "상황이 이런데도 대통령은 우리에게 아무런 말을 안 해주고 있다"며 "모든 사안에 대해 자세하고 국민들을 설득할 만한 내용을 발표하지 못하면서 현실적인 대안도 못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책에서만 보던 독재정권이 이런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며 "시민 의견을 반영하여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민주정부인데, 지금 보면 책에서나 봐왔던 군사정부의 방식을 현 정부가 닮아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 금천구에서 온 최아무개(49)씨는 "한 마디로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며 이명박 정부 100일을 평가했다.
최씨는 "명령과 결단을 내리는 것을 보면 '차렷 열중쉬어' 하는 훈령 내리는 것과 비슷하다"며 "국민들이 지난 대선에서 너무 많은 표를 줘 오만과 자만에 빠져서 지금과 같이 여론을 무시하고 통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회사를 운영하듯 미친 소 양보하고 FTA 체결하자는 것 아닌가"며 "하나 주고 하나 얻고 이런 방식을 국가 운영에 채택하면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씨는 마지막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김대중·노무현 때는 그래도 TV토론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이런 게 전혀 없다"며 "'잃어버린 10년'이라 주장하지만 국민들은 지난 10년 동안 얼마나 똑똑해졌는지 정부는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강변했다.
동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윤현경(31)씨는 "대통령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을 너무 밀어붙인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고, 서민들의 생각을 많이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100일 동안 서민들과 대통령의 생각이 너무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추진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추진력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너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청 광장에서 귀가하던 시민들이 종로 1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교통 정리를 하고 있던 교통 경찰과 시비가 붙기도 했다.
시민들은 "교통경찰 1명이 시민을 발로 찬 뒤 도주했다"며 "경찰이 시민에게 폭력을 행사해도 되냐", "폭력경찰 물러가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사람들을 인도로 이동시키려 하는 과정에서 부딪혔다"며 "시민들의 주장처럼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갑자기 사람이 몰려오니까 경찰이 겁을 먹고 도망친 것을 뒤따라온 시민들이 오해하신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리 배후 있어요. 바로 패션 카페에요~"
패션 마니아 세 여성, 촛불 광장에 서다
▲ 한 포탈사이트 '패션카페' 회원들이 3일 밤 세종로 네거리에서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 중, 촛불시위 30일'이라는 글이 적힌 종이와 초를 들고 있다.
오늘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은 할 말이 더욱 많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날이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저마다 대통령에게 '날리는' 멘트를 손팻말에 써갖고 나왔다.
수많은 시위대 가운데 눈에 띄는 손팻말이 있었다. '취임 100일중, 촛불시위 30일!!'
'아 정말 그렇구나'. 취재를 위해 다가갔는데 이 손팻말을 만들어 갖고 나온 사람들은 뜻밖에도 세 명의 여성이었다. 김송이(26), 최은실(27) 박소현(24)씨가 그 주인공. 절친한 친구로 보였지만 이들은 오늘 처음 만난 사이란다.
"혼자 나온 사람들끼리 우연히 만났나 보군요."
아니란다. 엄밀하게 말하면 오프라인 상에서의 첫 대면이란다. 무슨 말인지 아리송해 하던 중에 세 여성이 입을 모아 말한다.
"배후 배후 좋아하는 것 같던데, 이렇게 꼭 써주세요. 우리 배후세력은 '패션카페'에요."
이들은 한 포털사이트 '패션카페' 회원들이다. 여자 그것도 2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카페란다. 이들의 공통관심사는 철저히 '패션'이었다고 한다. 회원수가 무려 10만명. 그런데 차림새를 보니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수수하다. 우선 박소현씨 얘기.
"솔직히 우리는 전혀 사회에 관심이 없었어요. 맨날 패션 얘기, 옷 얘기, 남자친구 얘기만 주고 받는 온라인 친구들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이런 얘기는 아예 안 해요. 모두 촛불 얘기, 사는 얘기해요. 얼마전부터는 모금운동도 벌이고 있고 모두들 경찰에 항의전화도 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평소에는 화장도 즐기고 옷 입는 것도 신경쓰는 '패션 마니아'들이 수수한 청바지 운동화 차림의 길거리 촛불소녀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언뜻 봐도 그냥 단순히 경험 차원에서 거리에 나와 본 사람들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이미 단련되어 나온 사람들이었다.
최은실씨가 말을 받는다.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우리 카페 회원들이 요즘 근현대사 공부까지 하고 있어요. 광주민중항쟁도 최근에 자세히 알고 가슴이 아팠어요. 대통령께 감사할 일이죠."
촛불정국에서 이 카페 결속력이 더욱 강해진 것 같다. 얼마전에는 약 300여 명의 회원들이 한꺼번에 거리로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또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회원들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경찰의 동선, 대치 상황 등도 실시간으로 보내준다고 한다. 열성 촛불들이다.
손팻말을 내내 손높이 들고 있던 김송이씨는 "정치에도 관심 없었고 투표도 잘 안 하는 사람 많은 카페였는데 이제 재보선 같은 것에도 관심이 간다"면서 "아까도 유재석 결혼발표 글이 올라왔는데 많은 회원들이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음모 아니냐'고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패션마니아로 빨리 돌아가고 싶으시죠'라고 물었다. 아니란다.
"시위라는 게 무섭고 폭력적인 것으로만 알았는데 광장에서 많이 배운다"고 말한 최은실씨는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보다는 이 사태가 잘, 아주 잘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당연히 꼬박꼬박 나와야죠. 우리의 뜻이 관철될때까지요. 반드시 지킬 거예요. 꼭이요."
이들은 옷 입는 패션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패션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돼 있었다.
▲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이한 3일 밤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촉구하는 27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 학생들이 청와대로 향하는 세종로네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경찰버스에 '불법주차'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밤 10시 경찰청 앞에 모여있던 시민 2만여명은 다시 광화문 사거리에 모였다. 종로 1가를 거쳐 광화문 사거리로 돌아온 시민들의 선두에는 미국산 쇠고기 운송저지 투쟁을 선언한 운수노조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이미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 이순신 동상 앞에 경찰 차량 10여대를 동원해 물샐 틈 없이 청와대 방면을 틀어막고 있다. 차량 위에는 시민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고 방패와 헬멧 등으로 무장한 경찰이 바리케이드 뒤편에 보이기도 한다.
시민들은 "독재타도 명박퇴진",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화문 사거리에 '불법 주차'된 경찰차량 역시 시민들의 조롱을 피해나가지 못했다. 노란색 불법주차 스티커가 경찰 차량에 덕지덕지 붙기 시작했고 곳곳에서 타이어 바람이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편, 사직공원을 거쳐 광화문 사거리로 행진한 시민들은 <문화일보> 앞에서는 "<문화일보> 폐간하라"를 외쳤고, <경향신문>사 앞에서는 "<경향>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엄지뉴스] "이명박 대통령께 이 상을 드립니다"
▲ 대전의 시민이 3일 저녁 7시 <오마이뉴스> 엄지뉴스를 통해 보내주신 "이명박 대통령 백일상 받다" 핸드폰 사진.
3일에도 전국의 시민들은 <오마이뉴스> 엄지뉴스(#5505)를 통해 각지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상황을 알려주고 있다.
"춘천상황입니다. 삼백명 모여 광장에서 정리집회 중(3일 밤 10시 6분 '0268')"
"현재 시민들은 경찰청 앞에서 평화시위 보장을 외치며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3일 밤 9시 24분 '7245')
이 중 백미는 "이명박 대통령 백일상 받다(3일 저녁 7시 39분 '7049') 사진을 찍어 보내주신 대전 시민.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대전시민대책회의가 이명박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드리는 이 '백일상'은 민주시민의식 고취상이다. 이 훌륭한 '백일상'을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께 알려드린다.
"귀하는 17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취임 후 100일이 되는 동안 한반도 대운하, 학원자율화조치, 건강보험, 상수도, 전략 등 공적서비스의 민영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에 이르기까지 전 사회적 논란과 국민저항으로 이어지는 반서민적, 반교육적, 반생태적 정책을 일관되게 펼침으로써 초·중·고교생과 대학생, 청·장년,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국민의 정치의식을 함양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헌법상의 각종 권리를 스스로 지키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도록 촉진한 공로가 지대하므로 이 상을 드립니다."
[6신 보강 : 3일 저녁 9시 50분]
"우리가 폭력시민? 어청수 나와라"
▲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이한 3일 밤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촉구하는 27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수천명의 시민, 학생들이 미근동 경찰청앞으로 몰려가 과잉진압에 항의하며 '어청수 청장 물러나라'를 외치고 있다.
평화적인 촛불문화제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던 경찰에 대한 분노가 시민들을 경찰청으로 이끌고 있다. 당초 저녁 8시 40분 행진을 시작해 광화문 사거리와 경찰청 방향. 두 갈래로 나뉘었던 2만여명의 시민들은 서대문 사거리 앞에서 다시 합류했다.
경찰청 정문 앞에 나와있던 시민들은 "어청수 나와라"며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을 '폭력시민'으로 표현했던 어 청장에 대한 분노를 어김없이 표현하고 있다.
현장에 있는 <오마이뉴스> 기자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시민들은 경찰의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의미로 계란 2000여개를 던질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경찰청 맞은편 인도를 제외하고 경찰청 정문 앞에 수십 대의 경찰 차량을 배치해 시민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시민들은 경찰청 정문 앞에 배치된 경찰 차량의 타이어의 바람을 빼고 있다. 경찰 차량 곳곳에는 "독재정권의 똥개, 어청수는 물러가라" "어청수는 물러가라" 등등 낙서가 돼 있고, 불법주차 스티커나 견인스티커가 붙여져 있다.
불법주차 스티커에는 단속자 '이 땅의 양심적인 민중'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이 차량은 아래와 같이 불법주차한 뒤 대한민국 헌법 1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의거해 전 민중의 힘으로 견인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이렇게 큰 차량을 혼자만의 힘으로 주차할 수 없다고 생각되기에 배후세력을 끝까지 추적하여 처벌하겠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3일 저녁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은 "고시유예가 아닌 전면 재협상"을 주장하며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도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 통합민주당 송영길, 강기정, 김상희, 김재윤, 안민석, 이춘석, 최재성 의원이 3일 밤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서 시민, 학생 수천명이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김밥, 떡, 빵으로 늦은 저녁식사를 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통합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도로에 나선 촛불시위대에 합류했다. 경찰의 폭력·과잉 진압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강기정·김상희·김재윤·안민석·이춘석·최재성 등 6명의 의원들은 3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뒤 도로로 나선 시위대열과 함께 행진을 했다. 의원들의 한쪽 손에는 촛불이, 다른 한쪽 손에는 '폭력반대 국민보호'라고 쓰인 피켓이 들려있다.
김재윤 의원은 "경찰의 물대포와 군홧발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참석했다"며 "오늘 뿐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 촛불시위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본 한 시민은 "고맙다, 국민들을 꼭 지켜달라"며 "재협상에 이를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기자가 "도로에 들어선 순간 집시법 위반이다"고 일러주자, 의원들은 "국민을 지키러 나왔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렬을 따라 나섰다.
그러나 이들이 환대만 받은 것은 아니다.
촛불시위 대열이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고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서대문구 미금동에 위치한 경찰청 앞으로 몰려가자, 경찰 버스와 전경이 앞을 가로막아 서면서 충돌 조짐을 보였다. 그러자 의원들이 "시민들을 보호하겠다"며 대열의 맨 앞에 섰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주변의 시민들은 "밥상 차려놓으니까, 지금에서야 사진찍으러 왔냐. 처음부터 와야지, 물러가라" "차려놓은 밥상도 못 먹는 사람들 아니냐" "장관 해임안 하나 처리 못하지 않았나" 등의 성난 야유를 쏟아냈다.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의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사진 찍으러 온 것 아니다(김재윤)", "장관 해임안 처리 못해서 죄송하다(김상희)" 등 해명에 나섰다. 그제서야 한 시민이 "의원들도 한 시민으로서 참여한 것이니까, 지켜보자"고 말해 상황이 수습됐고, 의원들은 여전히 대열의 가장 앞 자리에서 시민들을 '보호'하고 있다.
[5신 : 3일 저녁 9시 5분]
"이렇게 촛불 드는데 기껏 하는 말이 '요청'인가"
저녁 8시 30분 내리던 비는 그쳤다. 이 날 촛불문화제는 자유발언으로만 채워졌지만 시민들은 "맞다" 등을 외치며 무대 위에 올라선 '촛불'을 응원했다. 길가던 시민들이 촛불문화제에 합류해 현재 인원은 2만여명으로 늘어났다
자신을 '촛불소녀'라고 밝힌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은 지난 1일 경찰의 물대포를 맞았다. 그는 "이틀 전 새벽 3시에 인터넷 방송으로 촛불문화제를 보다가 너무 화가 나 거리로 나왔다"며 "물대포를 맞고 나서 집에 돌아와보니 온 몸이 다 빨개졌다"고 말했다.
"경찰 아저씨들은 국민을 지키는 게 임무잖아요. 대한민국 경찰은 자신의 가족도 물대포로 진압하고, 군홧발로 짓밟나요?"
'신림동 고시생'이라는 서울대학생의 분노는 더 컸다. 그는 "서울대 음대 학생으로 밝혀진 여대생이 군홧발에 걷어채이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릴 뻔 했다"고 말했다.
▲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3일 저녁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은 "고시유예가 아닌 전면 재협상"을 주장하며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도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그는 "비가 와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모일 수 있다는 데 가슴이 벅차다"고 밝힌 후, "오늘로 촛불문화제를 진행한 지 한 달 하고도 하루가 됐는데, 이렇게 많은 이들이 "고시철회! 협상무효"를 외치는데 정부가 기껏 한다는 소리가 미국에 '요청'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이명박 대통령 태도가 정말 짜증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석균 의료보건단체연합 정책국장도 이 날 무대에 올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발표가 국민의 요구를 하나도 반영하지 않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성토했다.
우 정책국장은 "국민의 요구는 단순히 협정을 무효화하라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협정문 하나도 안 바꾸고 미국에 요청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계속해서 사실을 왜곡하는 이명박 정부를 국민들이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수단체인 '박사모'도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사모는 덕수궁 대한문과 시청 지하철역 사이에서 밤 8시부터 40분 간 '한미FTA · 쇠고기 협정 재협상'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어놓고 태극기를 흔들며 간단한 집회를 가진 뒤 서울광장에 합류했다.
동맹휴업 결의한 대학생들 "이명박은 F학점"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성공회대 학생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수업도 불참하고 촛불문화제에 참가했다. 한편, 성공회대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는 지난 5월 31일 동맹휴업을 결의하고 총투표 및 시행날짜 등을 논의 중이다.
현장의 <오마이뉴스> 기자가 '동맹휴업'을 결의한 성공회대 학생회 임원들을 만나 보았다.
류 민 성공회대 총학생회장
"오늘로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백일이 됐다. 그동안 하는 짓이 너무 밉상이었다. 학점으로 매긴다면 단연코 F학점이다. 2008년 5월과, 6월 너무 뜨겁다. 이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온 모두가 뜨겁고 강렬한 이들이다. 이 전 민중적인 저항이 분명한 승리가 되도록 우리 대학생들이 앞장 서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분명 이 정부는 국민들에게 '성공시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 정부는 국민 '실패시대'이고 '지옥의 시대'를 만들고 있다. 국민들이 나서 이 미친 정부를 실패시켜야 한다."
박소현 성공회대 사과대 학생회장
"오늘 총학생회를 비롯해 사회과학대, 신학대 등 6~7개 단과대 학생들이 모였다. 이미 학교의 진보적인 교수분들도 우리의 동맹휴업을 지지해주고 있다. 지난 금요일에 동맹휴업을 결정했고 2일 하루 동안만 홍보를 해서 아직 실질적인 동맹휴업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워낙 국민적인 이슈인 만큼 성사되리라고 본다."
손영균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학생회장
"정부는 쇠고기 재협상을 말하지 않고 단순한 유보 요청만 했다. 실질적인 요청이 아니다. 대학생들이 동맹휴업을 통해서라도 재협상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이한 3일 저녁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비옷을 입은 시민, 학생들이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리는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촉구하는 27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청계광장에서 따로 촛불결의대회를 가지던 민주노총 소속 500여명은 저녁 8시 15분 "너희가 불법이고 우리가 합법이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거리행진을 진행해 서울광장에 모인 1만5000여명(주최측 추산 2만명 경찰 측 추산 1만명)의 시민들과 합류했다.
앞서 "폭력진압 책임지고 어청수는 사퇴하라"는 구호와 함께 시작됐던 촛불결의대회는 민주노총의 결의를 다지는 한판 마당이었다. 참가자들은 '헌법 1조'에 맞춰 만든 춤을 배우며 10대 청소년들이 든 촛불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높였다.
사회를 맡은 김지호 민주노총 문화국장은 "정부가 재협상 폼만 잡더니 결국 내놓은 수가 '꼼수'인 것이 밝혀졌다"며 "이런 정권의 꼼수에 우리가 촛불을 놓을 수 있겠냐"고 외쳤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도 "어린 소녀들이 공권력에 무서워하지 않고 경찰이 물대포를 쏴도 흐트러짐이 없었다"며 "민주노총이 더 이상 뒤에 서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소년들과 소녀가 이 항쟁의 촛불을 시작했다면 민주노총이 앞으로 이 촛불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경찰은 더 이상 소년과 소녀들을 때리지 말고 차라리 우리를 밟고 지나가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규탄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이병렬씨에 대한 추모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아침이슬'을 부르며 "이병렬 동지 힘내시라, 우리가 열심히 싸우겠다"고 외쳤다.
[3신 : 3일 저녁 7시 55분]
"주주 불안 폭등하는데 주주총회에 용역깡패 밀어넣나"
▲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이한 3일 저녁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비옷을 입은 시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촉구하는 27차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3일 저녁 7시 15분 사회자가 서울 광장에 모인 1000여명의 시민에게 질문을 던지자 곧장 답이 돌아왔다. 27번째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의 시작이었다. 잔디밭이 연일 내린 비로 질척였지만, 우비를 입은 시민들 상당수가 개의치 않고 바닥에 앉아 자유발언을 듣고 있다.
회사원 정지후(28)씨는 '해고통지서'를 들고 있었다. 해고 대상자는 이명박 대통령, 해고 사유는 "조낸 많삼, 끝이 없다, 실시간 업데이트"라고 적혀 있었다. 시행 일시는 "지금 당장", 시행자는 (주)대한민국으로 돼 있었다. 한 장의 문서로 정씨는 '대한민국 CEO'라던 이 대통령을 비꼰 셈이다.
정씨는 "주식시장으로 따지면 악재 증시에 연일 하한가"라며 "주주 불안이 폭등하고 있는데 주주총회에 용역깡패를 투입하고 있다"고 지금 상황을 정리했다. 또 "이 대통령이 회사를 말아먹고 있는 것"이라며 "오늘 장관발표는 그야말로 보궐 선거용 깜짝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남양주에서 올라온 조 아무개(36)씨 역시 "국민들의 50%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는데 대통령이 외형적인 성장에만 집착하고 내실은 돌보지 않는 전형적인 외형 지상주의 CEO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씨는 "대통령이 이제라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나만 믿으라'는 독선은 이제 그만두라"며 충고하기도 했다.
지난 31일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삼순이 아버지' 탤런트 맹봉학(46)씨도 이날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발표에 대해 "미국이 바보인가"라며 비판했다.
맹씨는 "정부가 툭 터놓고 전면 재협상을 해야지, 그런 식으로 '요청'만 한다고 미국이 받아들이겠냐"며 "아무래도 4일 보궐 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조금이라도 돌려보려는 수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청계광장에는 민주노총·공무원노조·대학노조·공공연맹 등 노동자 300여명이 모여 '협상무효·전면 재협상·이명박정권 규탄' 촛불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버시바우! 누가 당신더러 '필요성' 느끼래?"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3일 "쇠고기 재협상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된 과학적 사실들에 대해 한국민들이 더 배우기를 바란다"고 밝힌 데 대해 네티즌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 '쓰리고'는 "한국국민은 미국 쇠고기 필요성 못 느낀다"며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을 비꼬았고, 'doRi'는 "너보고 필요성 느껴달래? 사는 쪽에서 '싫다' 그러면 재협상 하는거지"라며 "저런 걸 보고 혈맹이라고 하나 보지"라고 미국의 태도를 비판했다. 'killy 종대'는 "맹목적 한미동맹 외치는 아찌들 봤냐"며 "미국은 현재 한국의 최대 맹방이지만 한국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도 많다. 네티즌 '누빌까말까'는 "미국 욕하지 마라"며 "미국 축산협회장이 20개월 미만도 생각했는데 이명박이 미국에 충성 바치며 양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자국민 이익 따지고 있는 거니깐 그렇다 치고 왜 우리 정부가 이렇게 졸속협상 했는지 이유 좀 듣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네티즌 '수담'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이날 버시바우 대사와 회동해 "미국 업계가 자발적으로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수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순진하신 거냐? 아니면 판단력이 그 정도 밖에 안 되냐"며 "해결책은 오직 하나 재협상 뿐"이라고 강변했다.
네티즌 'PEIN'은 "미국과 관계가 정상화 됐다더니, 본국까지도 못가고 대사 선에서 잘리는구나"라며 "쪽 팔리다"고 말하기도 했다.
[2신 : 3일 오후 6시 50분]
"미봉책만 내놓는 이명박 정부, 꼼수 버리고 재협상 나서야"
▲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이한 3일 저녁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비옷을 입은 시민, 학생들이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리는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촉구하는 27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어제(2일)에 이어 다시금 야속한 하늘이다. 서울 시청 앞 광장에는 오후 6시 무렵부터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시청 앞 광장에 모인 500여명의 시민들 중 일부는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를 피해 지하철역과 시청 정문 앞에 모여 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서 나눠 준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펼친 채 무대로 계속해서 모여들고 있다. 촛불도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다.
인천 불교인권위원회 밀행 스님은 오후 6시부터 시청 앞 광장에 나와 27번째 촛불문화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미국 측에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중단'을 요청한다는 기자회견을 봤는데 재협상은 힘들 것 같다"며 "이대로라면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밀행 스님은 "여러 가지 생각하면 복잡하지만 끝까지 해야 하지 않겠냐"며 "어제도 비를 다 맞고 자리를 지켰다"고 결의를 다졌다.
무대 양편에 설치된 대형 엠프에서는 '헌법1조'와 '광야에서'가 울려퍼지고 있다. 국민대책회의 측은 이날 자유발언 주제를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 평가'로 잡았다. 무대에는 "100일이 100년 같다"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재협상 아닌 자율규제? 또 한 번의 대국민 사기극"
한편,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중단을 미국 측에 요구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사실 재협상이 아님이 밝혀지면서 다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실에서 한승수 총리 주재 총영사회의 오찬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을 자율 규제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날 오전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밝힌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 요청"이 재협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이와 관련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재협상이 아닌 자율규제는 또 한 번의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오늘 정운천 장관의 발표는 국민의 요구 내용 중 핵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자율규제만으로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을 막지 못한다"며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을 막기 위해서는 ▲한미 쇠고기 협상 협정문 중 '30개월령 이상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내용의 부칙 2항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1조 1항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정의 등을 삭제 또는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30개월 이하의 쇠고기임을 구체적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증명하는 별도의 수출증명(EV)프로그램 운영 및 한국의 검역과정에서 적발됐을 경우 취할 수 있는 제재 조치가 협정문에 명시돼야 한다"며 "재협상 없는 다른 방법은 실효성이 없거나 일시적인 자율적 제한조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국민들이 요구한 안전한 기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가 아니라 일본이나 EU기준의 광우병특정위험물질 수입금지, 검역주권 회복이었는데 국민대책회의가 제시한 7가지 수입위생조건 중 단 한가지인 연령제한조치를 부분적으로, 그것도 '꼼수'로 받아들인 시늉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국민대책회의는 "국민들의 거리시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려는 인식도, 의지도 없는 정부는 정부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한 채 계속 미봉책만 내놓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협상을 전면무효화하고 당장 재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폭력에 대해 항의하며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3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에 대한 수입중단을 미국 측에 요청했다"며 "미국 측에서 답신이 올 때까지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유보하고 검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누리꾼들은 "국민들을 바보로 아느냐"며 "미국이 받아들인 것도 아니고 단지 요청했다는 것 뿐"이라고 혀를 찼다. 또는 "요청하지 말고, 당당히 재협상하라"며 "국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데 왜 당당히 재협상 카드 못 꺼내고 요청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일부는 "4일 예정된 보r궐선거 때문에 내놓은 전략 아니냐"며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부 발표 비열한 기만책... 10일까지 매일 촛불대행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정 장관의 입장 발표가 나온 뒤 즉각 입장을 밝혔다.
국민대책회의는 "정 장관의 발표는 검역 주권과 국민건강권 회복을 위해 지난 한 달 동안 촛불로 타오른 국민저항운동이 마침내 승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징표"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 한미 쇠고기 협상을 통하여 완벽하게 상실한 검역주권과 전면적으로 파괴된 국민건강권을 회복하고 확립하는 것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평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이번 조치가 영구적인 것이라면 국민 설득에 더욱 도움이 될 텐데 영구적인지 한시적인지 설명이 없는 것으로 보아 미국산 쇠고기 수출중단이 한시적임을 드러냈다"며 "오늘(3일) 발표는 폭발하는 국민저항을 일시 모면하기 위한 비열한 기만책"이라고 성토했다.
또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 회복의 문제를 오직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에 한정된 것인 양 의도적으로 축소·왜곡하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은 30개월 미만 쇠고기에 붙어 들어오는 광우병 특정위험 물질 문제 등을 포함해 많은 점에서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늘 3일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촛불을 켤 예정이다. 지난 2일 장대비가 퍼붓는 상황에서도 2000여 명의 시민들은 함께 모여 촛불을 들었다.
특히 국민대책회의는 오는 5일, 6일, 7일 72시간 동안 주간 집회와 거리행진, 밤샘 농성텐트치기, 릴레이 문화공연, 횡단보도 시위 등 릴레이 국민행동을 통해 정부에게 국민의 의지를 보여줄 것을 제안했다.
또 각 단체 대표 및 각계원로들은 오는 4일 오후 1시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미 쇠고기 재협상 촉구, 국민기만 이명박 심판 비상대표자회의'를 열고 ▲ 대책회의에서 제의한 바 있는 최소안전기준에 따른 한미 재협상 촉구 ▲ 6월 10일 100만 촛불대행진 결의 ▲시국농성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펌] 노무현 - 독도 명연설(2006.04.25 한일관계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 특별담화문)
일본이 독도가 지네 땅이라고 빡빡 우겨서... 이명박이 대통령 됐다고, 지네 맘대로 하도 지네 땅이라고 우겨서... 독도 명연설이 듣고 싶어서 퍼온다.
헐... 동영상은 자꾸 사라진다. 엠파스던 다음이던 네이버던... 이런 죽일넘의 인터넷 통제. 언론 통제가 점점 심해지는군... 하기사... 이명박 아침 기도에서 노무현 10년의 그늘이 넘 크다고 말한 말... 언론의 자유, 사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널리널리 퍼지고 일반화 됐지. 그 10년의 자유야 막을려면 막아지겠지만, 이미 한번 맛들인 사람들의 자유의식, 의지는 어떻게 할건가? 박정희 시대처럼 다시 쇠뇌 들어갈건가?
어쨋든, 전문이라도 실어본다. 나중에 찾으면 직접 동영상을 받아서 올려야 겠어.
공하가 꿈꾸는 세상의 블로그에서 ~ http://blog.empas.com/gongha/28622955 ============================================================================== 2006.04.25 한일관계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 특별담화문을 발표하는 모습 웹상에서 '노무현 - 독도 명연설'로 널리 알려진 동영상이다.
동영상이 사라졌다. 나타났다 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그냥 우리 땅이 아니라 특별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우리 땅입니다.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병탄된 역사의 땅입니다. 일본이 러일전쟁 중에 전쟁 수행을 목적으로 편입하고 점령했던 땅입니다.
노대통령 한일관계 특별담화 발표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오전 `최근 한일관계에 대한 특별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옷깃을 여미며 보좌진들과 함께 청와대 발표장으로 입장하고 있다./박창기/정치/ 2006.4.25 (서울=연합뉴스)changki@yna.co.kr
러 일전쟁은 제국주의 일본이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일으킨 한반도 침략전쟁입니다. 일본은 러일전쟁을 빌미로 우리 땅에 군대를 상륙시켜 한반도를 점령했습니다. 군대를 동원하여 궁을 포위하고 황실과 정부를 협박하여 한일의정서를 강제로 체결하고, 토지와 한국민을 마음대로 징발하고 군사시설을 설치했습니다. 우리 국토에서 일방적으로 군정을 실시하고, 나중에는 재정권과 외교권마저 박탈하여 우리의 주권을 유린했습니다.
일본은 이런 와중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하고, 망루와 전선을 가설하여 전쟁에 이용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점령상태를 계속하면서 국권을 박탈하고 식민지 지배권을 확보하였습니다.
지 금 일본이 독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의한 점령지 권리, 나아가서는 과거 식민지 영토권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의 완전한 해방과 독립을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또한 과거 일본이 저지른 침략전쟁과 학살, 40년간에 걸친 수탈과 고문·투옥, 강제징용, 심지어 위안부까지 동원했던 그 범죄의 역사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결코 이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에게 독도는 완전한 주권회복의 상징입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문제와 더불어 과거 역사에 대한 일본의 인식, 그리고 미래의 한일 관계와 동아시아의 평화에 대한 일본의 의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입니다. 일본이 잘못된 역사를 미화하고 그에 근거한 권리를 주장하는 한, 한일 간의 우호관계는 결코 바로 설 수가 없습니다. 일본이 이들 문제에 집착하는 한, 우리는 한일 간의 미래와 동아시아의 평화에 관한 일본의 어떤 수사도 믿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어떤 경제적인 이해관계도, 문화적인 교류도 이 벽을 녹이지는 못할 것입니다.
한일 간에는 아직 배타적 경제수역의 경계가 획정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이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고, 그 위에서 독도기점까지 고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해해저 지명문제는 배타적 경제수역 문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배타적 수역의 경계가 합의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우리 해역의 해저지명을 부당하게 선점하고 있으니 이를 바로잡으려고 하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따라서 일본이 동해해저 지명문제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배타적 경제수역에 관한 문제도 더 미룰 수 없는 문제가 되었고, 결국 독도문제도 더 이상 조용한 대응으로 관리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독 도를 분쟁지역화 하려는 일본의 의도를 우려하는 견해가 없지는 않으나, 우리에게 독도는 단순히 조그만 섬에 대한 영유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에서 잘못된 역사의 청산과 완전한 주권확립을 상징하는 문제입니다.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정부는 독도문제에 대한 대응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겠습니다. 독도문제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와 더불어 한일 양국의 과거사 청산과 역사인식, 자주독립의 역사와 주권 수호 차원에서 정면으로 다루어 나가겠습니다.
물리적인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세계 여론과 일본 국민에게 일본 정부의 부당한 처사를 끊임없이 고발해 나갈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잘못을 바로잡을 때까지 국가적 역량과 외교적 자원을 모두 동원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그밖에도 필요한 모든 일을 다 할 것입니다. 어떤 비용과 희생이 따르더라도 결코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 는 우리의 역사를 모독하고 한국민의 자존을 저해하는 일본 정부의 일련의 행위가 일본 국민의 보편적인 인식에 기초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일 간의 우호관계, 나아가서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가 결코 옳은 일도, 일본에게 이로운 일도 아니라는 사실을 일본 국민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 국민과 지도자들에게 당부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새로운 사과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미 누차 행한 사과에 부합하는 행동을 요구할 뿐입니다. 잘못된 역사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행위로 한국의 주권과 국민적 자존심을 모욕하는 행위를 중지하라는 것입니다. 한국에 대한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가치와 기준에 맞는 행동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역사의 진실과 인류사회의 양심 앞에 솔직하고 겸허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일본이 이웃나라에 대해, 나아가서는 국제사회에서 이 기준으로 행동할 때, 비로소 일본은 경제의 크기에 걸맞은 성숙한 나라,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로 서게 될 것입니다.
국 민 여러분, 우리는 식민지배의 아픈 역사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선린우호의 역사를 새로 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지향 속에 호혜와 평등,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표를 향해 전진해 왔고 큰 관계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 제 양국은 공통의 지향과 목표를 항구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해야 합니다. 양국 관계를 뛰어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사의 올바른 인식과 청산, 주권의 상호 존중이라는 신뢰가 중요합니다.
일본은 제국주의 침략사의 어두운 향수로부터 과감히 털고 일어서야 합니다. 21세기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 세계 평화를 향한 일본의 결단을 기대합니다.
한국 정부의 미국 쇠고기 완전 개방에 대해 국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쇠고기 수입과 광우병 문제를 '정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태도다. 그는 또한 국민들에게 '실상을 정확히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 글은 이명박 대통령의 태도와 궤를 같이 한다. 다시 말해, 정치 논리를 배제한 채 국민들이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것이다. 나는 한국의 어느 정당과도 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며, 문제의 진원지인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가운데 한 명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일부 언론은 '교포들도 안심하고 먹는 쇠고기를 두고 왜 난리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나는 미국 쇠고기를 결코 안심하고 먹지 않으며, 내 주위 미국인들 가운데 다수는 쇠고기를 입에도 대지 않는다. 물론 쇠고기를 거부감 없이 먹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에서는 원하면 쇠고기를 피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에서도 소뼈로 육수 만든다? 그 식당 폐업하겠네
한국인들에게는 소뼈를 고아먹는 식습관이 있어 미국 소비자보다 위험하다는 지적에 대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렇게 답했다. "미국에서도 소뼈를 우려낸 육수를 수프와 소스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한다."
그러나 만일 미국 식당이 고객이 원하지 않는데 잡뼈를 끓여 만든 싸구려 양념인 '쇠고기 스톡'을 마음대로 집어넣는다면 그 식당은 거액의 소송을 당하고 폐업할 위기에 처할 것이다.
몇년 전 맥도널드는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고 감자튀김에 쇠고기 추출물로 만든 향신료를 썼다가 엄청난 사회적 비판과 막대한 금액의 소송을 겪어야 했다. 미국의 식당과 식음료업계는 증가하는 채식주의자들과 유대인이나 무슬림처럼 종교상의 이유로 육류를 피하거나 선별적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을 위해 엄격한 첨가물 표시 의무를 지닌다. 음식·라면·조미료·과자에 육류 추출물이 무차별적으로 사용되는 한국과는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
게다가 쇠고기에 관한 미국인들의 식습관은 전혀 다르다. 미국인들이 '티본 스테이크'를 제외하고 뼈가 붙은 쇠고기를 먹는 일은 거의 없다. 뼈가 붙은 쇠고기를 식료품점에서 사고 싶어도 좀처럼 구하기 어려운 곳이 미국이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갈비를 사려면 한국·중국 식료품점에 가야 한다.
미국이 한국에 갈비와 꼬리를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 시장에서 수요가 없는 부위를 팔수록 수익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제발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실상을 제대로 알리도록 하자.
'육회수공정' 가공육과 '분쇄육'... 미국에선 "고기도 아니다"는 주장까지
정부는 '실상을 제대로 알라'고 말하면서도 협상문도 공개하지 않다가 5일에야 공개했다. 그 전에 이미 구글에서 단어 몇 개만 치면 찾을 수 있는 문서를 말이다.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한미 협의문에는 한국 쪽 협상 대표인 민동석과 미국 쪽 엘런 터프스트라의 친필서명이 들어 있으며, 매 페이지마다 두 사람의 영문 이니셜(성과 이름의 첫 글자)도 적혀 있다.
보통 계약서의 이니셜은 각 페이지에서 합의한 내용을 당사자가 숙지하고 확인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내용을 확인해 보면 한국 협상단이 미국의 요구 내용을 제대로 이해나 하고 서명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 한국 정부는 쇠고기 협상문 공개를 거부했다. 그러나 서명이 든 협상 내용은 미국 정부에 의해 이미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다. 왼쪽에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의 서명이 보인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해도 한국 정부가 수입을 금지할 수 없다는 내용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다. 그러나 합의문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논란거리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도축 전 100일만 미국 내에서 사육하면 수입한 외국소도 한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는 내용이나, 미국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는 '육회수공정' 쇠고기와 분쇄육, 그리고 가공육을 수입하기로 한 것이 그렇다.
'육회수공정(AMR : Advanced Meat Recovery)'이란 고기를 발라낸 후 뼈에 남아있는 고기조각들을 회전벨트 등을 이용해 갈아내는 것이다. 뼈에 붙은 잔고기를 기계를 이용해 채취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뼛조각이 들어갈 위험은 물론, 신경과 골수 조직이 섞일 위험이 매우 높다. 잘게 뜯겨나오는 이 조각고기들은 소시지나 피자토핑 등 가공육의 재료로 사용되거나 분쇄육에 섞여 팔린다.
학계에서는 육회수공정에서 얻은 '고기'의 1/3 이상이 '특정위험물질'로 분류되는 중추신경조직에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심지어 미국축산협회조차 소의 목 부위에서 육회수공정으로 얻은 고기 중 절반 이상에서 중추신경조직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의 육류 제품 가공 기준은 '특정위험물질(SRM)에 의한 오염 가능성을 배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정위험물질의 유입을 피할 수 없는 육회수공정의 특성을 생각하면, 사실상 이 방식에 의한 채취방식을 금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위험을 인식한 유럽과 일본에서는 육회수공정을 금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캐나다조차 이에 대해 광범위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 이후 학계와 소비자 단체에서 육회수공정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이에 못 이긴 미국 정부는 30개월 이상 소에 대해 이 채취 방식을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심지어 미국축산협회까지 육회수공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모든 연령의 소에 대해서 이 방식을 자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업체는 이 방식을 전면 중단했다. 미국의 소비자 단체는 모든 소에 대해서 육회수공정을 전면 금지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한편, 육회수공정을 거쳐 얻은 위험물질을 '고기'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한국이 수입하기로 한 육회수공정(AMR) 쇠고기와 분쇄육은 중추신경조직과 골수가 섞여 들어갈 위험이 높으며, 여러 마리의 소가 섞여 들어가기 때문에 프리온이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 축산협회 보고서도 육회수공정으로 얻은 고기의 50퍼센트 이상에서 특정위험물질인 중추신경(CNS) 조직이 발견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기이한 것은, 미국 축산업계도 심각성을 인정하는 육회수공정 처리 쇠고기를 한국이 수입키로 했다는 사실이다. 한국 정부는 '국제수역사무국의 과학적 기준에 따라 미국소의 수입을 결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육회수공정은 '미국에게 혼을 팔았다'는 비판을 받는 국제수역사무국이 사실상의 규제를 권고한 가공방식이다. 일본과 중국 등 대다수의 국가들이 수입을 금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분쇄육(간고기) 수입 허용도 심각한 문제다. 분쇄 쇠고기는 미국 내에서 수십년간 위생 문제로 항상 논란이 되어 왔다. 작년과 올해에도 분쇄육을 먹은 사람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인 후 대량 리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식중독은 분쇄육에 쉽게 섞여 들어가는 소의 배설물에 의한 오염으로 밝혀졌다.
햄버거 패티로 흔히 사용되는 분쇄육은 육회수공정육과 마찬가지로 여러 마리의 소가 섞여 들여간다. 이 때문에 광우병의 원인인 프리온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미세하게 갈려 부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뼈나 신경조직·내장 등의 불순물이 포함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육회수공정에서 얻은 고기와 분쇄육, 그리고 꼬리 부위 등을 '잠재적 위험(potentially risky)물'로 분류한다. <뉴욕타임스>는 2005년 8월 13일자 사설에서 소비자들에게 분쇄육과 육회수공정육이 "가장 위험한 고기(riskiest meats)"인 만큼 피할 것을 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도축업계가 다른 나라에서는 금지한 위험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주의와 정부의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쇠고기 수입 협상문에는 "30개월 이상 소의 머리와 척추 부위를 육회수공정으로 처리한 고기는 포함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시 말해, 30개월 이상이라도 머리와 척추 부위를 제외하고는 육회수공정이 허용되며, 30개월 미만의 소에 대해서는 머리와 척추부위까지 육회수공정으로 얻은 조각고기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 미국에서 30개월 이상 소에 대해서 이 방식은 이미 금지된 상태다. 한국 협상단은 미국에서 유통이 금지된 고기까지 수입하겠다고 합의한 셈이다. 협상문 가운데는 "분쇄육, 가공제품, 그리고 쇠고기 추출물에 육회수공정 쇠고기가 들어가도 좋다"는 조항까지 있다. 바로 뒤에 "특정위험물질은 배제한다"는 단서가 있지만, 미세하게 갈린 쇠고기 조각을 전수 조사하지 않는 한 아무런 의미도 없는 내용이다. 이러고도 한국 정부는 합리적인 협상이었다고 주장하는가?
일본과 중국은 육회수공정 쇠고기와 더불어 분쇄육도 수입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어떻게 해서 미국 내에서도 문제가 되는 이 고기들을 수입하게 되었는지 해명해야 한다.
▲ 분쇄육과 육회수공정육에 프리온이 포함될 위험이 높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이기도 하다. 피츠버그대학교 의학센터의 달렌 로버식의 논문은 이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육회수공정에서 얻은 고기는 여러 마리 소의 뼈를 섞어서 처리하기 때문에 오염 위험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국제수역사무국이 사실상 규제를 권고하고, 일본과 중국 등도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육회수공정육을 한국은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불과 며칠 전 한국의 언론은 '한미간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은 이번 한 번이 아니었다. 2003년 미국 광우병 발생으로 인해 쇠고기 수입이 전면 중단되었으나, 한국 정부는 한미무역협정의 '선결과제' 가운데 하나로 2005년 12월 수입 재개 협상을 공식화했다. 그리고는 이듬해 1월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를 수입한다'는 내용의 '쇠고기 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타결' 직후 뼈 있는 쇠고기를 전면 수입하지 않으면 한미무역협정 비준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며 지속적으로 '재협상' 압력을 넣었다.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으로부터 광우병위험통제국 판정을 받기 훨씬 전의 일이었다. 한국 정부와 언론에서도 '재협상'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2007년 5월 미국의 광우병통제국 판정이 있었지만 이것은 재협상의 원인이 아니라, 재협상을 합리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사용한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 판정 결과 발표가 있자마자 미국에 재협상을 제안한 한국 정부와 달리, 일본과 중국 등 다른 나라는 기존의 수입 조건을 고수했다.
미국은 쇠고기뿐 아니라 자동차에 대해서도 재협상할 여지가 있음을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다. 미국은 이처럼 당당하게 요구하는 재협상을 한국은 왜 요구하지 못하는가? 이게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복원'했다고 주장하는 '한미동맹'의 실체인가?
미국은 한국에서 쉽게 얻은 쇠고기 전면 개방을 무기로 일본, 중국, 대만 등의 다른 나라도 '한국 수준으로 개방하라'고 압박하고 나설 것이다. 한국 정부의 무지와 무능이 자국 국민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보건을 위협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집권 여당은 반대 여론에 놀라 "다른 나라의 협상 결과를 봐서 그 나라 수준으로 '개정'을 요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태도를 바꾸었다. 우리는 제 나라 정부를 가진 국민들이다. 그런 우리들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다른 나라 정부가 미국과 잘 싸워주기를 응원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한심한 일이지만, 소득이 없지는 않다. 한 나라의 지도자를 잘 뽑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히 알게 됐으니 말이다.
미국보수 :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면 미국최대의 에너지기업(규모나 역활로 봤을때 한국의 포스코같은 존재)인 '엔론'사를 공중분해 시킨다. 언론에서도 철저히 비리를 지적.
한국보수 : 부동산 투기, 재벌이 온갖 부정부패를 해도, 조그마한 수사라도 할라치면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대기업 무너지면 나라가 망한다' 하면서 언론스스로가 앞장서서 방패막이가 됨.
또 자신은 3류 영세기업에 다니면서, 허구헌날 대기업 하청에 등골이 휘면서도 재벌기업이 이나라를 먹여살리므로, 절대로 규제해선 안된다고 함.
3. 이념관
미국보수 :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까닭에, 문자그대로 '사상의 자유'를 추구함. 즉 반대파의 의견을 억압하는 행위자체가 '부자유'가 되므로 반대함.
한국보수 : 반대파는 논리여하를 막론하고 무조건 '빨강이'임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김정일의 사주를 받고 간첩질을 한다고 생각함. 반대파는 찢어죽이고 삼청교육대에 끌려가야한다고 주장함.
4. 국가관
프랑스보수 : 국권찬탈시, 국가를 버리는 행위는 전후에도 반드시 처벌함. 2차대전 후, 나치에 협력한 자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전부 처형하였음 그 숫자만해도 30만명이 넘는다 함.
한국보수 :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배신하고 호위호식한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므로 문제삼으면 안된다 함.(해방후 국가요직에 다시 등용됨) 또한 친일파의 후손들의 재산이나 권력을 문제삼거나 친일행적을 조사하는 것조차 이미 과거에 발생된 일이므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
반대로 일본 총칼에 죽어간 독립운동가 자손은 3대가 거렁뱅이임에도 관심 없음
이게 소위 한국의 '보수'라고 하는 세력들의 현실 아닌가??
원래 '보수'라는 이름은 지극히 아름다운 가치인 것이다. 그래서 '보수주의자' '우파'라는 것은 프라이드있고 자랑스러워해도 좋을만큼 나름의 훌륭한 고유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썩은 냄새가 나고 부끄러운 것인지., 외국의 사례를 보면서 생각해보길 바란다.
대한민국에는 '보수'가 없다.
세계적인 기준에서 봤을떄는 오히려 노무현 같은이가 '보수'에 가깝다. '진보'지만 '보수'가 없기에 보수의 역활까지 매꿔가는 상태라고도 할수 있다 .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세력은 '보수'도 '애국'도 아닌 온갖 기득권과 기회주의, 지역주의, 사대주의가 뒤엉켜 만들어진
기형적인 잡탕세력일 뿐. 절대로 '보수'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다
참고로
1.저번에 독립유공자심사위원이 친일파 후손 2.17대국회의원 146명이 친일파 후손 3.서울사립명문대 대부분이 친일파 후손 5.역대 국군참모총장 대부분이 친일파 후손등등 이들이 우리나라 보수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한나라당 안상수를 대해
* ① 1966년 ~1967년 징병검사기피 * ② 1968년 1을종 * ③ 1969년 입영기일연기 * ④ 1970년 2급 * ⑤ 1971년 입영기피 * ⑥ 1973년 입영기일연기 (행방불명) * ⑦ 1974년 입영기일연기 (행방불명) * ⑧ 1975년 공소권 무효 * ⑨ 1975년 입영후 귀가 * ⑩ 1977년 무관후보생편입 * ⑪ 1977년 보충역 (신체검사 및 퇴교조치자로 입영의무 면제) * ⑫ 1978년 소집면제 (고령)
======================================================================== 2008.3.13 일 펌.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곱씹어 보면 정말 참담하다는 .... 특히 2번 기업관에 마지막 단의 글은 정말 옆에 있는 사람들과 얘기만 해봐도 좌절하게 된다. 물론, 정치, 문화, 사상이 기업관가 비슷하게 되지만...
1>친일 반민족행위자 재산 조사 위원회 폐지발표(2006년 출범) 2>군 의문사 진상규명 위원회 폐지발표(2006년 출범) 3>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 폐지발표(2005년 출범) 4>친일 반민족 진상 규명 위원회 폐지발표(2004년 출범) 5>삼청 교육피해자 명예 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 폐지발표(2004년 출범) 6>노근리 사건 희생자 심사 및 명예 회복 위원회 폐지발표(2004년 출범) 7>일제 강점하 강제 동원 피해 진상규명 위원회 폐지발표(2004년 출범) 8>동학 농민혁명 참여자 명예 회복 심의위원회 폐지발표(2004년 출범) 9>특수 임무 수행자 보상 심의위원회 폐지발표(2004년 출범) 10>제주 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 위원회 폐지발표(2000년 출범) 11>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 회복 및 보상 위원회 폐지발표(2000년 출범) 12>거창 사건 등 관련자 명예 회복 심의위원회 폐지발표(1998년 출범) 13>광주 민주화 운동 관련자 보상 지원 위원회 폐지발표(1990년대 출범)
도대체가 지금이 어떤 시절인데, 서비스를 팔아 먹기만 하고 해지를 할때는 방문하라는게 말이 됩니까? 한발 양보해서, 번호이동이나 어떤 내 신분증이 필요한 사항이라면 말도 안합니다. 내가 인터넷에서 신청한 서비스를 고객센터나 인터넷으로 해지 하겠다는데, 왜 안된다는 겁니까?
더 웃긴건 계약서건 뭐던, KT 윗분들이 원하면 일반 가입자가 네네~ 하고 따를 줄 알았던 겁니까?
정말, 가입자를 아주 물로 보는 처사입니다.
실명을 밝히고 싶지만, 최소한의 인격이라도 보호해주겠다는 작은 양심이 발동하여 밝히지 않겠습니다.
2008년 2월 11일 Posting 추가합니다. 어제 자로 Comment 가 있더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선, 결론 부터 말 하자면, 전 당일 (2008년 1월 28일 오후 6시 20분) 자로 해지 받았습니다.
여기 저기, 민원올리고 상담센터에 전화해서 일시 중지 신청하면서 성질내고 했더니
KT 혜화지점 서** 님이 직접 전화 해주셨습니다. 바로 해지 처리 해주시겠다고 했습니다.
거꾸로 해지 해 주겠다고 전화가 온것이지요. KT 혜화지점에서 직접 전화가 온건 저의 완전한 추측이지만, 아마도 Propoz.co.** 란 사이트에서 와이브로를 신청했었고, 그 사이트 책임자 분께서 어떤 조치를 혜화지점에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위에서 적어놓은 글처럼 해지가 하늘에 별따기인데, 쉽게 해주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제가 해지 문제로 그쪽 사이트에도 기재를 했었거든요. 프로** 운영자 동글**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른분들도, 해지시 고충이 많을텐데, 여기서 신청하셨다면, KT 혜화지점으로 전화하시면 바로 해주실것 같습니다...... 만....... 쉽지는 않을듯 합니다.
다시 한번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건강하시구요. 사용자가 자기네 회사 높으신 양반들 보다 우대받는 사회, 권익을 보호 받는 사회가 하루 빨리 정착되었으면 합니다. 모두들 해지 쉽게, 가입 쉽게 하시기 바랍니다.
할머니는 컴퓨터 바둑에 심취해 서재에 계시고, 아빠와 엄마, 성현이 셋이서 거실에서 노닐고 있었다. 책을 거실 바닥위 아기용 매트리스 위에 흐트려 놓고 엄마가 책을 읽어주며 말이다. 참고로, 우리 성현이가 좋아하는 책들이 있다. 두리이야기, 바닥에 쿵~ 떨어졌어요. , 꼬마토끼 등등이다. 엄마는 꽤 작지 않게 썰은 사과를 먹여가면서 매트리스 위에 널려있는 책들을 순서없이 성현이 손 잡히는 대로 읽어 주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엄마가 꼬므토~ 하고 큰 소리로 성현이 한테 말했다. 성현이가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다시 엄마가 꼬므또~ 하고 큰 소리로 얘기했다. 계속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번엔 엄마가 꼬마토끼 어디있지? 꼬마토끼 어딨어? 하며 성현이 한테 물어본다. 갑자기 성현이가 책장으로 엉금엉금 기어서 이동한다. 책들 사이에 올라간다. 엄마가 또 물어본다. 꼬마토끼 어디있지? 성현이가 책한권을 들더니 책을 연다. 꼬마토끼 책이다.
헉. 알아듣는다. 마냥 신기하다.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놀람과 기쁨의 미소가 아빠와 엄마의 얼굴에 담긴다. 엄마는 다른것을 물어본다. 아기는 어디있지? 성현이가 여기저기를 보며 손가락으로 여기저기를 가르킨다. 신비롭다. 애가 지각하고 반응한다. 엄마의 물음에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반응을 한다. 이제 10개월 15일!!! 넘 빠른거 아닌가? 성현 엄마 한마디 더한다. 책 더 많이 사줘야겠다. 하하.
그 다음날 아침 할머니가 말씀하신다. 성현이가 이제는 서재에 들어와 컴퓨터를 가르키면서 노래를 켜달라고 한단다. 물론, 말을 못하니 손짓과 나름대로의 소리를 내서 말이다. 전에도 말씀하셨던 말이었다. 그러나, 그전에는 그냥 할머니가 그런거겠지 하며 흘려 넘겼는데 아침의 말씀에는 놀라움과 뿌듯함 마저 든다. 하하
성현아~~ 그래, 그렇게 훌륭하고 건강하게 우리 가족에게 기쁨과 행복을 더 하면서 무럭무럭 자라다오!!!
출장을 아주 길게(3박4일) 갔다왔다. 역시나, 적당히 적응이 안된다. 메일 확인하는데만 해도 2시간 남짓 걸리고 , 출장비 정산 등등 밀려진 일상의 회사생활에 반나절이 넘게 지나간다. 그러던중, 초공감 메일이 하나 전달되어 왔다. 제목은 개발자의 비애 내용은 현대카드 광고의 패러디!!!
용선이와 결혼전까지 항상 함께 하셨던 할머님이 돌아가셨다. 10월 18일 아침 7시 40분에 별세 하셨다.
지금까지의 내가 보았던 어느분보다 편안하고 복되시게 돌아가셨다. 참으로 곱게.
그러나, 인간의 정이 훨씬 큰지라 용선이는 할머니를 뵐때마다 눈물이 난다. 인지상정이리라.
할머니의 건강은 약 1달 전부터 약간씩의 문제를 가져왔고, 그 기간에 대해서는 여러 말들이 분분하지만, 내 견해는 1주일전 갑자기 기력이 쇠하신것이 가장 컸던것으로 사료된다.
역시나 환절기의 건강약화일것이다. 돌아가시기 4일 전부터는 미음도 제대로 못 넘기셨다.
용선이가 할머님을 찾아뵙고 "할머니~, 할머니~ 미음 넘겨~" 소리쳐야 입에 넣은 미음을 가까스로 한모금씩 삼키셨다고 하니 할머님은 한모금 넘기시기 위해 얼마나 사력을 다하셨을까 생각한다.
다시 이틀전에는 결국 곡기를 끊으셨다고 한다.
형수님의 말을 빌어보면, 시골에서도 곡기를 끊으시면 상치를 준비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때부터는 돌아가시는것을 확실하다고. 보통 곡기를 끊으시면 1~2주 정도 계시다가 돌아가신다고 하는데, 그렇게 돌아가시는게 최고의 호상이라고 한다.
호상! 막상 주변의 분이 돌아가시니 호상의 의미가 많이 무색하다. 축하를 해 드려야 하나, 남은 자들의 슬픔도 그 못지 않게 크기에 그럴것이다.
어찌되었든, 호상은 시끄럽게 하고 웃음소리가 너플거리고 해야 하는것이 상례라고 한다. 힘들겠지만.
각설하고, 형과 형수님의 의견은 곡기를 끊고 이틀만에 돌아가시면 복중의 복이며 호상이라고 한다. 믿어봐도 좋지 않을까 한다.
수요일 오전 장모님이 할머님의 임종을 지켜보시고 119에 연락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상이 시작 됐다.
할머님의 이번 별세는 여러가지 다복을 담고 계시다. 그 중에 세가지만 적어보면
우선, 누구보다도 기도를 많이 받으셨다. 정말 끊임없이 많은 사람들의 천주교식 기도례를 받으셨다. 일면식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하지만, 이틀동안 많은 사람들이 정성드례 기도를 드리셨다. 사실 깜짝 놀랐다. 여성들과 할머니들 또는 할아버지들의 방문기도는 그렇다 하더라도 남자들의 방문기도는 실로 놀라웠다. 시간이 이른시간임에도 혹은 늦은시간에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기도 해주시는 모습이 정말 정말 놀라웠다.
둘째로, 별세 미사를 따로 받으셨고, 삼오제 새벽미사는 일요일 새벽 모두의 기도속에 이뤄졌다. 할머님의 별세와 영생의 간구기도를 정말 많이 받으셨다. 기독교 또는 천주교 신자들이 임종시에 가장 부러워 하는 것들을 받으신것이다.
셋째로, 날씨가 너무 좋았다. 돌아가신 날도, 장지가시는 날도 가을햇살에 바람 선선히 부는 너무나 좋은 날씨였다. 마치 별세를 축복이라도 하는 날씨였다.
좋게만 생각하는것일 수도 있지만, 삼오제때는 이개월만에 비가 내려 농민에게는 단비를 뿌려주고 우리에게는 가을을 가져다 주었다. 할머님의 축복이 땅을 적시는 것인 것만 같다.
10월 20일 오전 5시에 발인을 하고 6시에 도림동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고, 7시에 장지로 출발했다. 장지는 할머니가 살던 부안면. 그곳에서 그렇게 할머님은 묻히셨고,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들어오시게 되었다. 언제나 곱고 자상하시던 할머님으로.